책제본의 한 형태로써 많이 사용되는 떡제본을 소개하겠습니다. 제작과정을 간략히 설명하고 나서 그 활용도를 알아보겠습니다.
1. 제작과정
먼저 내지의 책등 부분에 본드(대지표 본드)를 넓게 골고루 바른 후에 그대로 1시간 정도 놔둡니다. 그 다음 책등 면적보가 약간 크게 준비한 거즈를 책등에 붙인후 곧바로 본드를 다시 한번 발라주고 완전히 굳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시간은 대략 2,3시간 정도면 적당한데 말리는 시간이 많을 수록 굳기의 정도와 강도는 강해집니다. 필요에 따라서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선풍기바람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단 완성되고 나면 책등부분을 손으로 만져봤을 때 매우 딱딱한 느낌이 듭니다. 만일 그렇지 않고 본드의 점성이 아직 남아있다면 본드가 더 굳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1) 내지 위아래에 이면지(분홍색)를 가지런히 놓음

(2) 책등에 본드를 골고루 바름

(3) 제본용 거즈

(4) 거즈를 붙인 상태에서 본드를 다시 바름


(5) 2~3시간 정도 굳은 상태

(6) 위아래 이면지 탈거 후 모습

(7) 책을 펼쳤을 때 모습
2. 작업과정에 주의점
이처럼 떡제본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수작업이고 작업시간도 많이 소요됩니다. 또한 제본자의 기술력과 정성에 따라서 떡제본 상태도 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떡제본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이 본드를 바르는 테크닉일 것입니다.
혹시나 떡제본을 잘 모르는 사람은 책등에 본드 바르는 것이 뭐가 어렵지 그리고 그냥 대충 바르면 되지않을까 하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떡제본 과정에서 책등에 본드를 바를 때 적당량의 본드가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잘 펴서 촘촘히 바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잘 못 바르면 본드칠이 듬성듬성 비어있을 수 있고 또한 너무 떡지게 바르거나 아니면 너무 얅게 발라서 나중에 책을 펼쳤을 때 책등이 쪼개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내지도 책등에서 쉽게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떡제본에서는 본드 바르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작업의 성패가 거의 여기에서 결정됩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책등에 발라진 본드상태를 보면 제본자의 작업숙련도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엿볼 수 있습니다.
3. 떡제본의 활용
떡제본은 사용상의 편리성 때문에 사용빈도수도 높고 사용범위도 넓습니다. 앞전 포스팅에서 설명했던 것 처럼 양장제본의 내지로써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물론 제본양이 많을 경우에는 자동기계를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제본자의 수작업을 통해서 떡제본을 만들고 양장표지 위에 입히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양장제본의 내지제작에는 이처럼 떡제본과정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떡제본 형태의 무선제본입니다. 말그대로 준비된 떡제본의 책등에 다시 본드를 얇게 바른 후 곧바로 책표지를 붙이는 제본형태입니다. 책 한권의 내지장수가 대체로 30장 미만으로 적으면서 제본부수가 많을 경우 또는 책을 펼쳤을 때 평평한 형태로 펼치고 싶을 때에도 떡제본이 많이 활용됩니다. 구체적으로 각종 학술자료집의 별쇄본책자나 페이지수가 적은 강의자료 그리고 건축공사 현장에서 사용되는 설계도면(일명 "반접제본"으로 크기는 A4부터 A1사이즈까지 있음)들이 대표적인 사례이고 전부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그 외에도 거래명세표, NCR영수증, 회원가입서류, 입장표 처럼 낱장을 한장씩 끊어쓰는 각종 서식지에 아직도 떡제본이 꾸준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거래명세표처럼 낱장씩 끊어쓰는 형태의 제본을 통상 떡제본이란 용어로 사용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것은 메모지풀제본이란 용어가 맞습니다. 이에 관련해서는 따로 작성할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